Hottracks Vol. 37

2009/11/20

0.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본 조비다. 내가 중학생일 때 친구들이 <<Slippery When Wet>>(1986)과 <<New Jersey>>(1988) 중 어느 앨범이 더 명반인지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New Jersey>>와 존 본 조비의 솔로 앨범이자 <<Young Guns II>>(1990)의 사운드트랙인 <<Blaze of Glory>>(1990)를 즐겨 들었다. 그 이후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올해에는 열한 번째 앨범 <<The Circle>>(2009)을 발표한다. 본 조비가 오래 가는 이유는 “이미 데뷔 때부터 힘 있고 선 굵은 루츠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Ride Cowboy Ride

1. 파라모어와 문 샤이너스의 앨범 소개가 나왔는데, 관심은 있지만 음반을 사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이런 음반들이 꽤 있다. 중고 매장에서 보면 살지도 모르겠다.

9. 레너드 코헨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레너드 코헨은 한국에서는 특히 “I’m Your Man”으로 너무나 유명해서 아마도 대부분 다 알고 있는 가수이다. 그런데 플래티넘 앨범 한 장 없다고 한다. 게다가 원더걸스도 드는 “Hot 100″에 지금까지 단 한 곡도 들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레너드 코헨은 “캐나다에서는 대중음악 명예의 전당과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인 2008년에 데이브 클락 파이브, 마돈나, 존 멜렌캠프와 함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영향력이 음반 판매량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예는 다양한 가치에서 나온다.

<<Hottracks Vol. 37>>(2009 교보핫트랙스) | 교보문고 강남점 0원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야합”

2009/11/18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가 오히려 후퇴했다는 말에서 제도는 이제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에도 제도에 문제가 많았다.

1988년 총선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유신 국회의원 선거가 어떤 식이었느냐, 그 다음 전두환-신군부는 선거를 어떤 식으로 했느냐는 앞에서 살펴보았지만, 4월 26일에 치러진 선거는 어떤 면에서는 그 전해의 대통령 선거보다 더 지역선거였어요. 민정당은 34퍼센트, 민주당은 24퍼센트, 평민당은 19퍼센트, 공화당은 16퍼센트를 획득했는데, 거의 다 지역표였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렇게 되니까 공천이 제일 중요해졌고, 지역주민들은 자동으로 반응하는 기계처럼 그 공천자를 찍기만 하면 되는 투표 기계가 됐어요. p. 232-3

그래도 선거제도가 어떻든지 국민들은 “투표 기계”처럼 행동하지 않을 자유가 있었다. 물론 그런 자유를 활용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그런데 노동자에겐 민주화 이후에도, 심지어 수구꼴통들이 말하는 좌파정권 10년 동안에도 자유가 적었다. 독재세력과 민주화세력이 “야합”을 통해서 권력을 나눠먹는 동안 노동자 문제는 뒷전이 되었다.

[1987년] 11월에는 노동관계법이 개정됩니다. 노동관계법은 1980년대 내내 최대 이슈 중의 하나였습니다. 언론기본법보다도 더 중요하게 논쟁이 됐던 거예요. 이 법의 통과에서 중요한 것은 김영삼과 김대중이 인정을 해줬기 때문에 쉽게 통과됐다는 점입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거냐면, 김대중이나 김영삼이나 자신이 정권을 잡을 것 같으니까, 그전에는 노동자를 위한다는 주장을 했던 두 사람이 막상 노동관계법 개정에서 후퇴해버린 거예요. 내가 정권을 잡으면 노동자들 활동을 약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이 사람들이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합의를 해준 건데, 노동자들이 보면 그야말로 야합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중 제일 악명 높은 ‘제3자 개입 금지 조항’이 계속 살아 있게 됐고, 상급이건 하급이건 복수노조가 금지되도록 돼 있었고, 노조의 정치활동도 금지했어요. 모두 다 중요 사안으로, 민주화운동세력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던 악질적인 요소들이 살아 있게 되었습니다. p. 223-4

‘제3자 개입 금지 조항’은 2005년에 폐지되었다. 복수노조 허용은 2009년에서야 논의되고 있는데 교섭창구 단일화라는 조건이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조항도 같이 묶여서 논의되고 있다. 나는 선거제도보다 이런 데서 “우리 수준”이 진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서중석 <<대한민국 선거이야기>>(2008 역사비평사) | 2009.11.03 알라딘 11,050원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우리 수준”

2009/11/16

내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기억할 수 있는 때는 ‘대통령은 대머리다’라고 말하면 ‘국가기밀누설죄로 잡혀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다녔던 때부터다.

6월민주항쟁에서 제일 많이 나온 구호가 ‘호헌 철폐-독재 타도-직선제 쟁취’, 이 세 가지란 말이에요. 이렇게 간단하고 초보적인 것만이 전체 대중들한테 먹혀들 수 있었고, 그래서 그렇게 큰 힘으로 나타나게 되었지, 거기에다 다른 조건을 걸면 분열될 수 있었을 거예요. 나는 1987년 6월 23일 연세대 노천극장인가요? 그곳에서 2만여 명이 토론하던 것이 항상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학생들이 “6-26투쟁에서 ‘직선제’를 주된 구호로 사용할 것이냐”, “그것은 너무 낮은 수준이니까 버려야 하지 낳는가” 하면서 싸우더라구요. 결론은 여전히 ‘직선제 재위’는 유효하다는 것이었어요. 한 귀통이에서 들으면서, ‘아, 결정 잘했다. 이제 이기는 거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됐지만, 그만큼 우리 수준이 어떤지를 얘기해주는 거라고 봐야 돼요. p. 234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가 오히려 후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형식적으로는 민주화됐는데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1987년 직선제가 도입되고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되자 담임 선생님이 애들한테 대통령 후보 지지 연설을 해보라고 하셨다. 아마 담임 선생님도 그때까지 대통령선거를 해보신 적이 없었을 것이다. 어떤 놈이 나와서 자기 엄마가 노태우 인상이 좋다 그랬다며 자기도 노태우 지지한다고 했다. 그리고 노태우가 대통령이 됐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소리는 이것을 두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서중석 <<대한민국 선거이야기>>(2008 역사비평사) | 2009.11.03 알라딘 11,050원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그런 시대”

2009/11/12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2005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을 작년부터 주변 사람들한테 읽기를 권하고 다녔는데, 제목처럼 사진과 그림이 많아서 읽는 데 수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개설서라서 딱딱한 면이 없지 않다. 이 책 대신에 더 읽기 쉬운 책이 작년에 나온 <<대한민국 선거이야기>>이다. 제목처럼 선거 중심이라 정치에 대한 이야기뿐이지만 강의를 책으로 옮긴 것이라 구어체에다 야사도 섞여있어서 더 쉽게 읽을 수 있다. 읽기 쉽다는 것은 장점의 일부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우리가 직접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거를 통해서 반성해야할 부분을 짚어준다.

내가 서북청년회 회장을 지낸 선우기성한테 들은 얘기인데, 그 사람이 서대문에 출마해서 윤기섭과 붙게 되었어요. 그런데 윤 후보는 선거운동을 안 하고 모내기하는 농민과 함께 일을 했다고 그래요. 당시 서북청년회 회장이 얼마나 무서웠습니까? 하지만 “나를 안 찍고 말이야, 다 윤기섭이를 찍더라고. 그런 시대가 있었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평생에 걸쳐 독립운동을 하고 민중 편에 섰던 분들을 존경하던 그러한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겁니다. p. 59

자기 지역 출신자를 아무 생각없이 찍지 않던, 돈 말고 다른 가치를 존중하던, 그런 시대가 한국에도 있었다.

서중석 <<대한민국 선거이야기>>(2008 역사비평사) | 2009.11.03 알라딘 11,050원


알라딘 불매운동에 대한 알라딘의 답변

2009/11/10

알라딘의 부당 해고에 대해서 알라딘에 다음과 같이 항의했다.

레디앙 기사를 보니 노동자를 부당 해고하셨던데 그러시면 안돼죠. 당분간 알라딘에서 책을 사지 않겠습니다.

알라딘에서 외교적 답변이 왔는데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고객님들이 알라딘에 기대하는 높은 수준, 알라딘을 판단하는 높은 잣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자성합니다. 다른 인터넷쇼핑몰의 아르바이트 관리 정책보다 좀 더 진보적(?)이라는 자족감에 안주하고 있었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좀 더 나은 이 아니라 훨씬 나은, 나아가 차원을 달리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좀 더 진보적(?)이라는 자족감”이라는 말이 있다. 알라딘 사장이 운동권 출신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물음표를 더하기는 했지만 그들에겐 저런 우월감이 있다. 이 부분을 읽는데 예수의 ‘탕자의 비유’도 떠오르고, 특히 지역에서 본 세상에서 읽었던 문장이 떠올랐다.

나는 솔직히 ‘왕년(往年)’을 팔아먹고 사는 민주인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더 이상 현실에서 핍박받는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 하지 않는다.


알라딘 불매운동

2009/11/09

내 블로그 태그를 보면 ‘알라딘’이라는 글자가 가장 크다. 책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책 산 곳을 태그로 달아서 그렇다. 다시말해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점이 알라딘이다. 아마 내가 산 책에서 절반 이상은 알라딘에서 샀을 것이다. 얼마나 많이 샀냐면 얼마전까지 골드회원이었다. 최근에 이빨 치료하느라 책을 안사서 실버로 떨어졌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플래티넘회원이 됐을지도 모른다.

레디앙에서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알라딘에 파견된 노동자 한 분이 일방적 해고통지를 받고 그것에 항의하기 위해 알라딘 불매운동을 제안했다. 이게 남의 일이 아니다. 나도 신한은행에서 일하지만 용역업체 소속이다. 우리가 잘 아는 비정규직—언제든 짤릴 수 있는 노동자다. 나는 비정규직 문제는 근본적으로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 이른바 ‘아웃소싱’이 생기기 시작했던 때가 노동조합이 탄압받던 전두환 때인 데다가 민주화 이후에도 노동법을 어설프게 개정해서 노동조합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알라딘이나 예스24나 인터넷 서점은 다 마찬가지일 텐데 여기 망하면 저기 흥해서 또 노동자를 자를 것이다. 게다가 레디앙이나 참세상 같은 주류매체가 아닌 데만 알려진 상태라서 큰 힘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항의해야한다.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몰랐으면 모를까 알았는데 남의 일이라고 모른 척하면 안된다.


스크리모 밴드들의 디스코그래피 음반들 #01 Heroin

2009/11/08

1985년 디씨 하드코어 씬에서, 구체적으로 레볼루션 섬머에서 새로운 경향의 하드코어 음악이 시작된다. 라이츠 오브 스프링임브레이스는 이 새로운 음악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이 음악은 1990년대 전후에 특히 샌디에고 하드코어 씬으로 계승되어 더 강렬하고 더 풍부하게 발전한다. 이 장르의 밴드들은 디씨 하드코어에 뿌리를 두고 있었던 만큼 디아이와이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이피 몇 장이나 겨우 정규 앨범을 한 장 정도 내고 단명하고 만다. 헤로인도 마찬가지였다.

헤로인은 1989년 샌디에고에서 결성되어 1991년 바이늘 커뮤니케이션스에서 <<All About Heroin>> 7인치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 헤로인은 라이츠 오브 스프링이나 임브레이스를 계승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지금에 와서야 이모나 스크리모의 원류라고 하면서 뭔가 새로운 사운드인양 치켜세우고 있지만 77펑크만큼이나 구닥다리로 들린다. 헤로인의 보컬 매트 앤더슨은 1991년 독립음반사 그래버티 레코즈를 설립하고 1992년 거기서 <<Heroin>> 7인치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는 스크리모에 한 발 다가선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래버티 레코즈는 앤티아크 애로우, 모하인더 같은 새로운 하드코어 펑크를 선도한 밴드들의 앨범을 계속해서 발매했다. 헤로인은 1993년 <<Heroin>> 12인치를 발표했는데 더 격정적인 사운드로 변모했다. 그리고 1997년 앞서 발표한 7인치 두 장과 12인치 한 장을 씨디에 담은  <<Heroin>> 시디를 발표했다.로

<<Heroin>> 시디는 시디유니버스인터펑크 같은 온라인 매장에서 정보를 엉터리로 표시하는 바람에 레이트유어뮤직을 보면 표지가 잘못되었거나 엉뚱한 제목으로 같은 앨범이 다른 앨범처럼 표기되어 있다. 나도 인터펑크에 있는 정보를 그대로 옮겼는데 나중에 조사해보니 잘못된 정보였다. “Destination”, “Destination/Gravity20″, “Heroin”이라고 표기한 시디는 모두 같은 헤로인의 디스코그래피 앨범이다.

Heroin <<Heroin>>(1997 Gravity) | Interpunk 8.80달러

http://www.myspace.com/heroinsandiego


Hottracks Vol. 36

2009/10/19

0. 커버스토리에 뮤즈가 나왔다. 아주 유명한 밴드이고 한국에서 공연도 했지만 나는 이들의 앨범을 한 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항상 그렇지.

1. 시애틀 그런지 밴드들, 펄잼, 앨리스 인 체인, 너바나에 관한 기사가 나왔다. 너바나의 데뷔 앨범 <<Bleach>>가 발매된 지 20년이 지났는데 2009년 11월 2일에 20주년 기념 에디션이 발매된다고 한다. <<Bleach>>는 시애틀의 인디 레이블 서브팝에서 발매되었는데 이곳에서 그린 리버와 사운드가든의 첫 음반도 발매되었다. “이들의 음반은 20세기말의 록 음악 스타일을 변화시키게 될 새 사운드와 스타일의 초석이 되는 작품이었다.” 헛소리를 덧붙여 보자면 퓰리처상 수상작인 칼 쇼르스케의 <<세기말 비엔나>>는 20세기초 오스트리아를 다룬 책이다. 다시말해 19세기는 1900년이 아니라 1914년 제1차세계대전과 함께 끝난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20세기 자선전 <<극단의 시대>>를 소련붕괴로 끝을 맺고 있다. 20세기는 소련붕괴와 함께 끝났다는 것이다. 한국의 20세기도 아이엠에프 사태가 아니라 6월항쟁의 결과가 노태우 대통령으로 나타나면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록 음악의 전환기도 소련이 붕괴하던 그 시기라고 생각한다. 너바나가 등장하고 전세계 메틀러들의 영웅 메탈리카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연주하던 그 시기 말이다. 다시말해 시애틀 밴드들의 음반은 20세기말의 록 음악 스타일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21세기 록 음악을 탄생시켰다. “One

2. 미국 기타 전문지 <기타 월드>가 선정한 “최고의 기타 솔로가 담긴 록 트랙 100곡”의 목록 가운데 상위 서른 개가 소개되었다. 지미 헨드릭스, 지미 페이지, 에릭 클랩튼, 조 스트리아니 등 나올 만한 사람들이 다 나오는데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도 있다. 하드록, 헤비메탈 팬이라면 이 부분에서 헛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터인데, 설명을 보면 “테크닉만 감동을 선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해놓았다. 이래서 21세기라니깐.

9. “하드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린 위대한 밴드”, 딥 퍼플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정신없이 멤버가 바뀌어 딥 퍼플의 멤버 교체로 복잡해진 딥 퍼플의 밴드 계보를 외우느냐 외우지 못하느냐에 따라 하드록에 대한 열정이 있느냐 없느냐가 되었다.” 이런 게 록 음악을 듣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가끔 야구를 보다가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있었을 때 엘지, 선동렬과 장채근이 달려나가면서 서로 얼싸안던 시절 해태, 그런 거.

<<Hottracks Vol. 36>>(2009 교보핫트랙스) | 교보문고 강남점 0원


30년전쟁

2009/10/13

종교개혁으로 중부유럽에서 일어난 혼란은 군주에게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종교가 서로 다른 독일영방국들 사이에서 분쟁이 다시 시작되었고, 외부의 열강들이 개입하면서 전쟁이 확대되었다. 이 전쟁은 열강들끼리 서로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종결되었다.

1517년 마르틴 루터는 면죄부에 관한 “95개항 논제를 비텐베르크 교회 문 위에 못박고 모든 사람에게 공개토론을 제의했다.”(브로노프스키, 애즐리시) 라틴어로 된 논제는 독일어로 번역되어 독일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루터가 면죄는 면죄부가 아니라 개인의 회계에 달려있다고 말한 것은 근본적으로 교황청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교황청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군주들과 농민들은 루터에 가담했다. 이것은 정치적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군주들은 교회의 토지를 점거했고 농민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혼란은 1555년 아우구스부르크 종교화의에서 “군주에게 그가 통치하는 지역의 종교를 주민에게 강요할 수 있는 권위를 부여”하면서 잠정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프로테스탄트는 독일지역에서 점점 확대되었고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가는 카톨릭을 지키고자 했다. 따라서 종교가 서로 다른 독일영방국들 사이에 분쟁이 빈발했다.

1618년 “독일의 공령들과 영방국들 사이의 국지적 분쟁으로 출발했던 전쟁이, 1630년에 이르자 외부 열강들끼리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되었다. 카톨릭 진영의 투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의 황제 페르디단트 3세였다. 멀리 에스파냐의 친척들이 그를 지원했다. 프로테스탄트 진영의 지도자는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아돌푸스였다.” 그런데 그는 카톨릭인 프랑스 국왕 루이 13세와 루이 14세의 용병이나 다름없었다. 이 전쟁, 즉 30년전쟁은 정확히 말해서 “카톨릭 추기경인 리슐리외의 책동으로 프랑스가 카톨릭인 합스부르크 가를 패퇴시킬 목적으로 프로테스탄트 국가들에 가담한 전쟁이었다.”(브로노프스키, 애즐리시) 리슐리외와 그의 뒤를 이은 마자랭은 “교황청의 중앙집권적 노선에 반하여 지방적인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해 루이 13세와 루이 14세의 정치고문으로 일했다. 전쟁이 교착상태에서 계속되자 휴전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1638년에 함부르크에서 평화회담이 시작되었다. 1641년에는 오스나부뤼크에서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이, 뮌스터에서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가 회담했다. 1642년 여름에 이르면 평화조약의 대강이 완성되었다.” 1648년에 서명된 두 조약의 최종안은 베스트팔리아 평화조약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불리는데, 이것은 “1555년 아우구스부르크 종교화의에서 결정된 원칙, 즉 종교를 선택할 권리는 군주에게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물론 종교의 선택은 군주와 백성 사이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평화조약으로 국민국가라는 새로운 체제가 정립되었다. 그런데 교황 이노센트 10세만 유일하게 평화조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왜냐하면 국민국가 체제에서는 “선대의 교황들이 도전받지 않고 향유했던 권리와 권력”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체제는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정치외교를 이끌어간 골격이 되었다.”

종교개혁은 군주들과 농민들에게 프로테스탄트로 개종할 종교적 동기뿐만 아니라 정치적 동기를 부여했다. 종교전쟁은 카톨릭 사제들에게 교회가 아니라 국가에 봉사할 기회를 제공했다. 30년전쟁은 교회가 유럽 전체를 아우르던 종교체제를 무너뜨리고 국민국가들로 이루어진 정치체제를 들어서게 했다.

스티브 툴민 지음 이종흡 옮김 <<코스모폴리스>>(1997/2008 3쇄 경남대학교출판부) | 2009.07.03 알라딘 13,500원
야콥 브로노프스키, 브루스 매즐리시 지음 차하순 옮김 <<서양의 지적전통>>(2008 학연사) | 2009.03.19 교보문고 강남점 20,000원


기독교도와 공산주의자

2009/10/05

우리 큰누나는 가난한 기독교도이다. (내가 헛소리 하면 마귀 씌였다고 말하는 그런 기독교도이다.) 내가 큰누나한테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는 누가복음 구절을 읊어주면 큰누나는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라고 했다며 마태복음 구절을 들어 반박한다. 그렇게 말해봤자 여전히 가난해서 복이 있을 큰누나가 추석에 매형과 조카들과 함께 집에 놀러왔다.

뉴스를 함께 듣다가 큰누나가 나한테 공산주의자 같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라니!) 큰누나가 나한테 그렇게 말한 이유는 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인들이 금메달을 많이 땄다는 뉴스가 흘러나왔을 때 내가 잘하는 사람들을 밀어주는 일도 좋지만 뒤처진 사람들을 끌어주는 일이 더 좋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큰누나한테 그렇게 말한 이유는 큰누나 큰딸이 언어장애가 있어서 또래 아이들보다 말하는 능력이 뒤처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나는 돔 헬더 카마라 주교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면 그들은 나를 성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왜 가난한지를 말해주면 그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른다.

이 말을 큰누나한테 해주지는 못했다. 천주교도가 한 말을 해줘봤자 마귀 씌였다고 할테니까. 아무튼 분명한 것은 우리 큰누나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복이 있을 것이다.